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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14년 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무산됐던 현장인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나토 회원국들이 29일부터 이틀간 부쿠레슈티 국회의사당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10개월째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을 거듭 다짐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부쿠레슈티는 2008년 4월 우크라이나가 추진하던 나토 가입이 무산된 곳이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곳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나토 회원국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 속에 불발됐고 러시아는 4개월 후 조지아를 침공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10개월째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나토 외무장관회의 분위기는 14년 전과는 크게 다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주 최근 수년간 북마케도니아와 몬테네그로가 나토에 가입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나토의 문이 열려 있고 가입 여부는 회원국들과 가입 희망국의 결정에 달려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AP는 그러나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돼 있고 러시아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를 점령하고 있어 국경이 불명확한 점 등을 지적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이날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이 이기면 전 세계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군사력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세상은 모두에게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며 "푸틴이 이기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세대만에 가장 큰 안보 위기에 직면한 만큼 국방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 자신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포격하는 것에 대해 "푸틴이 겨울을 전쟁 무기로 이용하려 한다"며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 방어에 필요한 방공시스템 추가 지원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와의 확전 가능성을 피하고자 나토 차원에서는 연료와 발전기, 의료품 등 비살상 분야 지원을 논의하고 방공시스템 등 군사 장비 지원 계획은 개별 국가들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발트 3국과 북유럽 4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사 원조와 인도주의적 지원,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야간연설에서 "이들의 방문은 지금 매우 중요한 지지와 연대의 표현"이라며 "이들 국가에 에너지 시설을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으로부터 방어하는데 필요한 방공시스템 등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