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면허를 빌려 약국을 운영하면서 요양 급여비용 등으로 무려 54억 원을 편취한 부부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2부(고법판사 김관용·이상호·왕정옥)는 약사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와 남편인 60대 B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들에게 징역 2년과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 경위와 수단, 방법 등에 비춰봤을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 기간이 무려 13년 5개월에 이르고, 편취 금액도 54억 원에 이를 정도로 거액"이라고 지적했다. A 씨와 B 씨는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80대 약사 C 씨 등의 이름을 빌려 경기도에서 약국을 개설 및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 급여비용 등 54억 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약국을 운영하는 대가로 C 씨에게 수익의 일부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 가지고는 피고인들이 검찰의 공소사실인 2006년부터 약국을 개설해 운영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범행 기간을 2015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4년 3개월만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약사 C 씨가 작성한 동업계약서 등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고려하면 A 씨 등이 이보다 훨씬 앞선 2006년부터 약국을 개설하고 운영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A 씨 등은 "약국 직원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61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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