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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의리(21·KIA)가 역투를 펼쳤다. 손가락 물집 후유증으로 인해 투구 수 80개를 소화하기 어려워보인다며 대표팀 소집 하루 전 전격 제외됐으나 이의리는 멀쩡한 손가락으로 무려 7이닝을 불과 77개 투구로 마쳐 시즌 11승째를 수확했다.
이의리는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KIA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1차전에서 NC 선발 송명기를 공략하지 못하고 0-7로 졌던 KIA는 더블헤더를 1승1패로 마쳤다. 전날 리그 에이스 에릭 페디(NC)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NC에 6-4로 승리했던 KIA는 이틀간 3위 NC를 상대로 2승1패를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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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는 말 그대로 ‘보란듯이’ 호투를 펼쳤다. 80개까지 던질 필요도 없을 정도로 77개로 7이닝을 무실점으로 소화했다. 당초 최종엔트리에 선발된 투수 중 곽빈(두산)을 제외하면 유일한 10승 투수였던 이의리는 엔트리 제외 뒤 첫 등판에서 시즌 11승째를 거둬들였다.
모두의 주목 속에 등판했던 이의리는 경기 뒤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더블헤더 2차전이었기 때문에 야수들의 피로가 있을 것 같아 최대한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트레이너 파트에서 관리를 잘 해줘 좋은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며 “손가락은 보시다시피 전혀 이상 없다”고 말했다.
탈락 이후 며칠간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담담하게 팀과 함께 하며 마음을 회복했다. 그러나 아직도 남아있는 서운함 한 가지는 숨기기 어려운 듯 보인다.
이의리는 “탈락도 탈락인데 그 소식을 대표팀이 아니라 다른 사람 (구단) 통해 들었다는 점이 가장 서운하다. 예비엔트리도 아니고 최종 엔트리에서, 그날밤 합류하기로 한 당일에 제외됐는데 직접 연락은 아무 데서도 받지 못했다. 그날 (KIA 심재학) 단장님에게서 처음으로 들었고 그 뒤에 지금까지도 진짜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23일 첫 소집훈련을 앞두고 22일 밤 선수들이 모두 서울로 이동해 대표팀 숙소로 합류를 앞두고 있었다. 그 당일인 22일 오전에 엔트리 제외된 사실 자체부터 충격이지만, 제외 통보조차 선수가 아닌 KIA 구단에게만 간 것이다. 실망하고 당황했을 선수 본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고 이 점이 선수에게는 가장 큰 상처로 남은 듯하다. 최종엔트리 24인에 선발해놓고 넉 달 만에, 소집 당일 갑자기 탈락했다는 소식을 대표팀이나 최소한 KBO 누구도 선수 본인에게 직접 하지 않고 구단을 통해서만 전달했다는 사실은 매우 실망스럽다.
이의리는 “시간이 지난다고 홀가분해질 것 같지는 않다. 내 야구인생에서 절대 잊혀지지 않을 일일 것 같지만, 그래도 넣어둬야 하는 게 프로라고 생각한다”고 지금 머릿속의 수많은 복잡한 감정을 마음 속으로 그대로 집어넣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http://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144/000091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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