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article/020/0003551290
미디어 생태계 교란하는 넷플릭스… 배우 출연료 몸값 상승 부추기고
양질의 대본 및 창작 인력진 과점… 거대한 자본력으로 IP 독식 구조
‘셀프 등급 분류’로 논란 피해… 선정적-폭력성 높은 프로그램 양산
법인세, 매출액 대비 0.4% 그쳐… “프랑스 홀드백처럼 규제 늘려야”
《 “제작비가 너무 많이 올라 충무로에선 저예산 영화를 만들 수가 없다.”(영화감독 A 씨)
“좋은 대본을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다 쓸어가 버렸다. 국내 방송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 이야기는 씨가 말랐다.”(영화 제작사 대표 B 씨)
최근 콘텐츠업계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글로벌 OTT가 한국 콘텐츠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OTT 때문에 한국 콘텐츠가 세계에 알려진 뒷면엔 콘텐츠업계가 겪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OTT가 거대한 자본력으로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방송계와 영화계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OTT와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배우 몸값 상승에 제작비 인플레이션
‘경성크리처’ 700억 원, ‘무빙’ 600억 원, 스위트홈 300억 원…. 최근 콘텐츠업계에서는 그야말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제작비가 해마다 천정부지로 올라 ‘1000억 원짜리 작품’ 탄생이 목전에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제작비가 한계를 모르고 치솟는 가장 큰 요인은 배우들의 출연료다. 최근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출연하면서 회당 10억 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며 화제가 됐다. 한국 드라마계에선 전무후무한 출연료라 업계가 술렁였다. 배우 김수현, 박형식, 박보검 등도 회당 5억 원 수준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부작 드라마라면 주연 배우 1명의 출연료로만 50억 원이 투입된다.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영향력을 감안해도 출연료는 높은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573억 달러(약 1406조9491억 원)였다. 한국은 753억 달러(약 100조2017억 원)로 규모가 14배가량 차이 난다. 반면 배우 출연료 차이는 크지 않다. 2022년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HBO 시리즈 ‘동조자’에 출연하며 회당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받았다. 그 뒤는 배우 크리스 프랫으로, 아마존프라임 드라마 ‘터미널리스트’에서 회당 140만 달러(약 18억 원)를 받았다. 여타 제반 제작비가 한국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는 할리우드의 제작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배우들 몸값이 결코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배우 몸값 인플레이션의 시작에는 글로벌 OTT가 있다. “전 세계에 공개된다”는 명목으로 톱배우들이 출연료를 높게 부르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통할 만한 소위 ‘A리스트’ 톱배우가 한국에 많지도 않거니와,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고위험 투자라는 점에서 흥행을 위해 톱스타를 캐스팅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가 톱배우들 출연료 요구를 맞춰주다 보니 다른 제작사들 역시 이에 맞춰 출연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출연료가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분야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단역 배우 출연료는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2023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 거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단가 하향 조정이 필요한 항목’에 압도적으로 ‘출연료’라고 답했다. 제작사들은 “제작비의 대부분이 출연료로 나가 수익이 거의 남지 않거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결국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OTT가 좋은 작품을 과점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지 못한 채 넷플릭스의 외주제작 국가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제작비를 100% 대고 IP를 모두 가져가는 방식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결국 한국 제작사는 돈을 벌기 힘든 구조가 된다는 것. 한 투자·제작사 관계자는 “현재 콘텐츠 시장 내 모든 좋은 시나리오는 자금력 있는 넷플릭스에 먼저 제안이 간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선점하다 보니 한국 제작사들은 점점 외주 업체화되고 있다. 점점 (체급 차이가 나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은 모양새”라고 했다.
와 박형식이 5억씩이나 받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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